‘나영이사건’ 힘입어 아동성폭행 재조명 “처벌 더욱 엄중해져야”

중앙일보

입력

9세 여아를 끌고 가 성폭행해 평생 장애를 안겨준 범인이 항소 끝에 12년 형을 확정받음에 따라 아동성폭행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22일 방송된 KBS 1TV '시사기획 쌈'은 전자발찌 도입 1주년을 기해 일명 '나영이(가명) 사건'을 재조명했다. 나영이는 지난 2008년 말 등교길에 조모씨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나영이는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영구적으로 소실된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

조씨는 앞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조씨가 만취 상태인 '심신미약'이었다는 것을 감안해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결국 그는 12년형을 확정받았다. 그는 앞으로 7년간 전자발찌를 차야하며 5년간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시사기획 쌈' 제작진은 "방송이 나간 후 나영이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며 "지난 24일 피고인 조모씨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다. 12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줄 수 있는 중범죄임에도 이같은 판결이 확정된데 대해 나영이 아버지는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작진은 "방송을 본 많은 이들이 나영이를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나영이 아머지가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혔다. 더 이상 아이가 외부로 노출되는 게 걱정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제작진은 "나영이 아버지는 '제 2, 제 3의 피해아동을 막아달라'는 간곡한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아동 성폭행은 살인행위"라며 법정 최고형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펼쳤다.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는 이 청원은 9월 30일 오전 현재 20만명 이상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네티즌들은 "어린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기는 이들은 무기징역도 모자라다"면서 "자신의 아이라면 그럴 수 있겠느냐","용서받을 수 없는 악질 범죄다"는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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