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용환 '자민련 간판' 지킬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당 창당 소식을 접한 자민련 김용환 (金龍煥) 전 수석부총재는 20일 "소이부답 (笑而不答.답변하지 않고 웃기만 함)" 이란 말로 심경을 요약했다.

자민련 내 충청권 의원들도 충격 속에 '결사 반대' 와 대세를 좇는 '신당 합류' 의 갈림길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다.

당내에서는 일단 金전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의원 일부가 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金전부총재의 한 핵심 측근은 "金전부총재도 DJP가 신당 창당을 강행할 것이라고 어렴풋이 감잡고 있었다" 며 "현재로선 당에 잔류해 잔여 충청권 세력을 규합하며 자민련 간판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고 전했다.

충청권 정당의 선명한 독자성을 유지하며 JP가 포기한 '내각제 관철' 을 명분으로 내걸면 총선에서 충분히 세 (勢) 확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충청권 내에서는 金전부총재와 연고.친분관계가 있는 4~5명의 의원이 함께 잔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95년 JP의 민자당 탈당 때 5명의 현역 의원이 함께 이탈했던 것과 비슷한 규모인 셈이다.

김칠환 (金七煥) 의원은 "두 여당의 합당과 신당 창당은 모두 16대 총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 이라며 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조영재 (趙永載) 의원도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한 신당 창당은 반대하지 않겠다" 고 전제한 뒤 "그렇지 않을 경우 끝까지 당에 남겠다" 고 밝혔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자민련 잔류파와 한나라당간 '역 (逆) 통합' 에 의한 2당 체제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조영재 의원 등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그 방안도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는 입장.

결국 충청권 의원들의 향후 거취는 金전부총재의 선택, JP의 역린 (逆鱗) 을 건드리면서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충청권 민심의 향배 등 세가지 변수에 의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훈.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