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골프] 폴 로리 10타차 뒤집고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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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카누스티의 깊은 러프는 프랑스의 장 방 드벨드를 추락시키고 고향선수 폴 로리 (30) 를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메이저대회 사상 최다차 역전극. 2, 3라운드 단독선두였던 방 드벨드가 19일 (한국시간) 새벽 카누스티 18번홀에 도달했을 때 공동 2위 저스틴 레너드.폴 로리와는 3타차를 유지,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러나 골프의 신이 가랑비를 뿌리며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방 드벨드의 티샷은 페어웨이 우측으로 벗어났으나 샷을 하기에는 지장이 없었다.

약 2백30야드 거리를 남긴 방 드벨드는 직접 핀을 겨냥한 세컨드샷을 날렸는데 이것이 무리였다.

"경험부족으로 막판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할 것" 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방 드벨드의 세컨드샷은 그린 우측 관중석에 맞아 퉁긴 뒤 뒤쪽 해저드를 넘어 깊은 러프로 떨어졌다.

당황한 가운데 날린 세번째 샷은 짧아 해저드에 빠졌다.

공이 수면 위에 보일락말락하자 지난해 US오픈때의 박세리처럼 방 드벨드는 신발을 벗고 해저드에 들어갔다.

그러나 둑이 너무 높아 벌타를 먹고 나와 다섯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렸고 결국 트리플보기로 홀을 마무리했다.

순식간에 로리.방 드벨드.레너드 3명이 합계 6오버파 2백90타로 동타가 됐다.

대회 규정에 따라 15번홀에서부터 시작된 4홀 연장전에서 침착함이 돋보인 로리는 15.16번홀 보기, 17.18번홀 연속버디로 보기 3개씩을 기록한 방 드벨드와 레너드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우승상금은 57만7천5백달러 (약 6억9천만원) . 3라운드까지 10오버파로 공동 14위였던 로리는 10타차를 극복하며 지난 31년 토미 아머 이후 68년만에 스코틀랜드로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지난 73년 김승학 (KPGA부회장.28위) 이후 한국골퍼로는 26년만에 컷오프를 통과한 최경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를 쳐 공동 49위를 기록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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