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지우히메 ‘눈사람 키스’ ‘도쿄돔 연가’에 일본팬 열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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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 우리는 당신의 가족입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29일 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겨울연가’ 애니메이션 발표회에서 배용준과 최지우가 무대에 나란히 서 있다. [BOF 제공]

29일 밤 일본 도쿄 시내 도쿄돔이 욘사마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일본 제목:후유노 소나타)’의 제작발표회 자리였다.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준상과 유진의 목소리를 맡았던 배용준과 최지우가 7년 만에 함께 일본 팬들 앞에 섰다.

배씨는 “준상이라는 이름으로 가족(팬) 여러분 앞에 다시 섰다. 7년 전으로 돌아가 겨울연가에서 느꼈던 첫사랑의 열정과 따뜻함, 행복감을 다시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최씨도 “7년 만에 (극 중 이름) 유진이로 인사드릴 수 있어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배용준은 처음 무대에 올라 가슴에 손을 올리고 감격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최지우와 따뜻한 포옹으로 7년 만의 해후를 자축했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 명의 팬들은 환호하며 “욘사마(배용준), 지우히메(최지우) 사랑합니다”를 연호했다. 아사이 미쓰코(58)는 “7년간 기다려 온 감격스러운 장면”이라며 “두 배우를 직접 보고 목소리를 들으니 겨울연가의 그리움이 다시 밀려온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애니메이션 일부를 중앙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선보이며 라이브로 더빙하는 이른바 ‘실시간 목소리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사회자의 질문에 재치 있게 답변했다. 배씨는 아역 이영유(11)양이 “배용준 아저씨”라고 호칭하자 “혹시 일본어 통역이 그대로 아저씨로 나갔느냐”고 물어 장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의 주제곡 공연에 이어 마지막 무대는 두 배우가 눈사람 모양의 기구를 타고 극 중 ‘눈사람 키스신’ 장면을 재연하는 것으로 장식했다. 팬들은 일제히 하얀 손수건을 흔들었고, 배씨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도쿄돔은 홋카이도 등 일본뿐 아니라 미국·유럽·대만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배씨의 팬들로 오후 4시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티켓은 7월 초 발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도쿄 ‘신주쿠 발트9’ 등 전국 26개 극장에서 생중계 화면으로 욘사마와 재회했다.

애니메이션 ‘겨울연가’는 다음 달 17일부터 스카이퍼펙트TV와 엔터테이먼트 채널 DATV를 통해 일본에 방영된다. 한국어 대사로 대화하고 일본어는 자막 처리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스타들도 입성하기 힘들다는 도쿄돔에서, 그것도 이틀간 열린다는 점에서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마이클 잭슨과 셀린 디옹·마돈나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열었 다.

이번 행사는 또 7년 만에 겨울연가 붐을 재연한다는 의미가 있다. 28일 도쿄 이케부쿠로(池袋) 선샤인시티 전시관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전시회에 수만 명의 팬들이 쇄도했다. 30일 저녁, 역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배씨의 여행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기념회도 욘사마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전통을 상세히 소개한 이 책은 28일 일본 발매와 동시에 초판 5만 권이 모두 팔려나갔다. 30일 행사에는 한류 팬으로 유명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부인 미유키(幸) 여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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