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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소녀.美여인의 투병 수기 2권 잔잔한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16살로 생을 마감한 독일 소녀 이자벨 차헤르트 (82년 사망) 의 수기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서정희 옮김.지식산업사.7천원) 와 절망의 투병을 딛고 시인이 된 아일랜드 출신의 미국 여인 루시 그릴리 (39) 의 자전에세이 '서른개의 슬픈 내 얼굴' (김진준 옮김.문학사상사.7천5백원) 이 잔잔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천국에서…' 는 이자벨이 15세 가을 암선고를 받고서 죽음을 맞기까지 1년간, 성숙한 정신자세로 짧은 생을 정리하는 과정이 어머니 크리스텔에 의해 담담하면서 감동적인 문체로 그려져 있다.

'서른개의…' 의 경우 9살 때 턱뼈암으로 절제수술을 받았던 루시의 비애가 그려진 작품. "하느님, 이게 내 얼굴입니까" 라는 절규를 쏟아내면서 루시는 지금까지 30번의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일그러진 얼굴인 채 그대로다.

두사람의 책은 고통 속에서 희망을 건져올리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난치의 병과 죽음이 물리적 삶에겐 치명적일지라도 결코 인간의 내면까지 쓰러지게 할 수 없다는 것. 책은 자꾸 나약해지는 오늘 우리의 삶을 가볍게 기대세우게 하는 매력이 있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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