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TV] 여름TV 10대들이 최대고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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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TV 시청률은 대체로 그 나라 여가문화와 관계가 깊다. 특히 여름 시청률은 더욱 그렇다. 흔히 한 달 가량 여름휴가를 즐기는 미국.유럽 등에서 여름은 'TV비수기' 다. 브라운관보다 자연이 더 좋은 것이다.

그래서 외국 방송사들은 여름에 '신상품' 을 출하하기를 꺼린다. 인기가 좋았던 프로를 재편성하거나,가을에 시작할 프로의 파일럿 (정규방송에 앞서 시청자 반응을 알아보려는 시험제작 프로) 을 만들곤 한다.

반면 한국에서 여름은 TV비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성수기도 아니다. 시청률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시청률 조사기관 MSK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전체 시청률은 각각 49.2%와 47.7%.사람들 활동이 적은 겨울 (12월 51.2%, 1월 51.0%) 보다 낮긴 하지만 다른 달과 엇비슷한 수치다.

국내에선 날씨가 쾌청해 외출하기에 적당한 4월 (47.5%) 과 9월 (45.5%) 이 전통적으로 시청률이 낮은 편이다.

여름TV의 '주인' 은 역시 10대다. 방학을 맞아 TV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 다른 연령층에 비해 7.8월의 시청률이 6월보다 제법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다.

방송사들이 어린이.청소년을 겨냥한 만화영화 등 신규프로를 여름에 전진배치하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다만 주 단위로 따져볼 경우 여름 피서객이 본격적으로 몰리는 7월 넷째 주와 8월 첫째 주에 시청률은 다소 약세로 돌아선다. 또한 여름에는 일반적으로 외국영화의 인기가 높다.

시청률 상위프로에 외화가 다른 시기보다 상당히 많이 오른다. 공포.무협 위주의 특별편성 전략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것이다. 지난해엔 '압솔롬 탈출' '노웨이 아웃' , 97년엔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등이 30%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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