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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GO론 최초 印尼총선 감시활동 참여연대 정은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이젠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역량이 국내의 선거부정 감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공정선거를 도울 정도로 커졌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의 새로운 용도를 찾았다고나 할까요. "

지난 6월 7일 실시된 인도네시아 총선에서 10일간 선거감시단으로 활약하고 최근 귀국한 참여연대 국제인권센터 정은숙 (鄭恩淑.26.여.서울대 국제지역대학원) 간사는 한국 시민단체로는 처음으로 해외선거감시단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鄭씨의 파견은 방콕에 본부를 둔 선거전문감시조직인 '자유와 공정선거를 위한 아시아 네트워크 (ANFREL)' 가 참여연대에 협조를 요청하면서부터. 이에 참여연대는 鄭씨 등 3명을 한국대표로 선발, 지난 1일 인도네시아로 파견했다.

이들을 포함해 17개국 60여명으로 구성된 감시단은 총선 기간 중 투표권이 공정하게 배부되는지, 부정한 선거캠페인이 벌어지는지 등 선거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감시했다.

44년만에 민주총선이 부활된 인도네시아는 정당이 무려 48개나 난립할 정도로 정치상황이 매우 불안정했다.

따라서 불법 타락 선거의 가능성도 컸다.

"얼마 전까지 인종.종교분쟁 등으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매우 긴장했지요. 유사시 탈출계획과 생명보험까지 들어놓았을 정도였으니까요. "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달리 인도네시아 선거는 큰 불법.탈법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鄭씨의 판단이다.

"주요 도시에서는 불법선거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롬복섬 등에서는 당시 여당인 골카르당원이 투표소에 나와 지역주민을 감시,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인도네시아는 수천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개표결과가 발표되기까지는 한달 정도 걸려 7월 8일에나 개표결과가 발표될 예정.

"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이번 비정부기구 (NGO) 의 해외활동 비용을 모두 국가가 지원했습니다. 주요 교역국의 정치적 발전과 안정이 결국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모든 비용을 시민단체가 부담하고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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