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벅지’ 성희롱논란에 여성부측 ”인권위에 제기해야 할 문제”

중앙일보

입력

‘꿀벅지’ 성희롱 논란에 대해 여성부가 “피해 당사자가 인권위에 제기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표했다.

‘꿀벅지’는 최근 네티즌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는 신조어다. 볼륨있는 몸매의 여성들의 허벅지를 칭하는 단어로 ‘꿀을 발라놓은 듯 매력적인 허벅지’ ‘꿀처럼 달콤한 허벅지’ 등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 단어가 여성 신체부위를 성상품화하고 성희롱하는 의도를 포함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천안에 사는 고교 2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이 여성부 국민제안 게시판에 사용 금지 청원을 올렸다.

그는 “‘꿀벅지’는 꿀발라 핥고 싶은 허벅지라는 뜻”이라며 “성적비하 단어가 언론에까지 쓰이는 것이 화가 난다” “꿀벅지라는 단어가 여성 성희롱 단어라는 것을 알리고 최소한 언론에서라도 못쓰게 해달라”며 신조어 ‘꿀벅지’ 사용금지를 청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여성부 관계자는 "성희롱 자체가 피해 당사자가 나서야할 문제"라며 "성희롱이라는 판단, 조사를 하는 권리가 여성부에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성희롱 민원은 인권위원회에, 언론에서 사용하는 단어 관련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기해야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올라온 민원도 분류해 각 위원회로 이관해야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대의견도 있다. 여성부 국민제안 게시판에는 “실상 뜻하는 단어는 매끈하고 잘 빠진 허벅지정도로 풀이된다”며 “남자에 대한 ‘짐승남’ 등의 표현도 금지하라” 등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네티즌들은 ‘초콜릿 복근’과 ‘황금골반’, ‘짐승돌’ 등 최근 생겨난 신조어들도 '꿀벅지'와 같이 성희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에서 진행하는 '꿀벅지 용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에서는 2,865명이 참가해 1,491명(52%)이 '사용하지 말아야'를 선택했고 1,308명(45.7%)이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에 섰다.

한편 ‘꿀벅지’ 대표주자로 불리는 여성 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24일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꿀벅지’는 나를 만든 단어다. 고맙다. 기분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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