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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KBS1'노래하는…' 동요통한 세대간 벽 허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TV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다. 나이.성.직업 구분없이 모든 사람의 일상에 침투해 있다. 그래서 타깃설정이 어렵다.

KBS1 동요프로 '노래하는 우체국' (일 오전10시) 은 이런 고민을 보여준다. 93년5월 '노래는 내 친구' 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던 동요프로를 KBS가 지난달 초 6년만에 의욕적으로 부활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동요의 주체인 어린이들이 요즘 동요를 부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웬만한 준비없이는 대중가요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동요가 어린이 정서 함양에 중요하고 지능개발에도 도움이 된다고 애써 강조해도 아이들이 프로를 보도록 유도하지 못하면 '당위론' 에 그치기 십상이다.

'노래하는…' 은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26일 방영된 내용을 보면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 무게가 실린 인상이다. 가수 설운도가 모교인 해운대 초등학교를 찾아 어릴 적 즐기던 '스와니 강' '섬집 아기' 를 부른 '유년시절의 기행' , 김동길 박사.연극배우 박정자씨 등 유명인사들이 추억이 담긴 '매기의 추억' '파란 마음 하얀 마음' 등을 신청한 '우체통 속의 노래' 코너에는 동요의 정겨움이 흐른다.

"우리 부모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자랐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모처럼 여유를 찾게되는 일요일 오전에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부담이 없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이 설 자리는 비좁다. 어린이가 나와 노래를 부른 것은 동화작가 유혜정씨가 신청한 '달맞이' 가 유일하다. 곡 선정도 옛날 동요나 외국 민요에 집중됐다. 요즘 아이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창작동요 활성화가 필요하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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