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배운 도리도리에 웃음만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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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승민이 너를 가진 열 달을 설레면서 보냈고 네가 태어난 이후론 아빠·엄마는 항상 행복하단다.

너의 웃음과 애교로 우리 집은 행복이 넘쳤고 더욱 더 가족이 무엇인지 배워가고 있어.

천진난만하게 자고 있는 너의 얼굴을 보고 미소 짓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고,

곤하게 자고 있는 너의 얼굴을 보며 가슴에 번져오는 행복감에 빠지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었단다.

기저귀도 못 갈고 응가 하면 일단 얼굴부터 찡그리던 서툰 엄마였지만 그런 초보 엄마·아빠를 보고도 항상 밝게 웃어주는 우리 아들.

승민이 네가 깔깔 소리를 내고 웃으면 그 웃음소리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어 우스꽝스러운 광대 짓을 몇 번이고 반복하게 되고, 작은 네 몸에 상처 하나라도 나면 큰일이라도 난 것마냥 호들갑을 떨게 되고, 길을 가다 승민이 또래 아기들을 보면 관심을 갖게 되고…

이젠 아빠·엄마에게 잘 어울릴 옷보다 우리 승민이 입으면 예쁠 것 같은 옷이 더 눈에 띄게 되더라고.

한밤중에 열이 나고 그게 일주일이나 계속돼 날이 새도록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고 열이 내리길 기도하고.

그런 엄마의 모습을 돌아보며 ‘나도 이렇게 자랐겠구나’하고 부모님을 떠올리게 됐단다.

태어나 얼마 안 될 때부터 황달과 태열로 병원을 수시로 왔다 갔다 했고, 태열이 결국엔 아토피가 돼 밤낮으로 보채서 정말 매일같이 엄마 품을 떠날 줄 몰랐단다.

엄마는 밥 먹는 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하루 종일 승민이만 안고서 아빠가 오길 기다렸지.

아토피로 얼굴이 오돌토돌 빨갛게 올라와 간지러워서 손으로 얼굴을 비비고 잠 못 드는 너를 보면서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얼마나 생각했는지 몰라.

하지만 승민이는 쓰디 쓴 한약도 잘 먹어주고 약도 열심히 바르고 해서 결국에는 다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얼마나 다행스럽고 기특하지 모르겠어. 고마워 아들!

요샌 호기심이 너무 많이 발동해서 엄마를 따라다니며 살림도 하고 책을 읽어주면 소리 내서 대답도 하는 것 같아~

어디서 도리도리를 배웠는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앉아서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엄마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처음 하는 것이라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는지 갸우뚱하는 네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예쁘던지.

그런 승민이의 재롱을 보면서 엄마·아빠는 하루하루 삶에 의욕이 풍부해진단다.

힘들고 지쳤을 땐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 앞에서 환하게 웃어주고 가슴에 안기고 입을 벌리면서 뽀뽀 해줄 때면 정말 피로가 싹 풀려~

우리 아들 지금처럼만 밝은 웃음 잃지 않고 아빠와 엄마의 엔돌핀이 되어주렴.

엄마·아빠도 지금처럼 우리 가족이 항상 밝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할게.

승민이도 건강하고 두려움 없는 당당한 아이로 무럭무럭 잘 자라줘!

항상 승민이를 응원할게. 승민이도 아빠랑 엄마가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줘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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