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 1906~1910] 대한제국 문닫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1910년8월28일]한국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영구히 일본에게 양여한다는 한일합병조약이 6일전인 22일 통감관저에서 이완용 총리대신과 테라우치 (寺內) 통감의 서명으로 체결됐음이 이날 테라우치의 기자회견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합병 후 조선 초대 총독에 임명된 테라우치는 총독 명의의 '한국병합 시말서' 를 본국에 제출했다.

여기서 테라우치는 합병 협상의 가장 큰 애로가 예견되는 국민적 저항이 아니라 합병후 "오직 황실의 대우와 재상 이하 정부직원의 처분에 관해 의문을 품는 것" 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완용을 불러 "한국 황실의 안전을 보장하고 합병에 공로있는 자에게 은전을 베풀 것" 이라고 설득했음을 털어놨다.

한편 이 보고서는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무력 정변을 꾀하려 헌병조직과 군대 출동등 모든 준비를 갖췄음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보고서는 경찰의 위력이 합병에 커다란 효력을 나타낸 점 역시 분명한 사실이라고 인정해, 무력강점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숭교 <서울대강사.한국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