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커플 결혼 특종 ③] 최명길-김한길, “최명길 아깝다” 떠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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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김한길 커플의 특종 보도는 1995년 3월 22일자였다. 6월 10일 결혼식을 올리기 석 달 전이었다.

톱스타와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예비 정치인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큰 화제가 됐다. 이전까지 그런 사례가 없었고, 요즘은 띠동갑 커플이 흔해졌지만 적지 않은 나이 차가 당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김한길 전 의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일간스포츠 1면에 무슨 전쟁이라도 터진 것처럼 통단 제목으로 우리 이름이 실려서 놀랐다. 이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래요, 우리 결혼할 겁니다'라고."

김 전 의원은 당시 결혼 보도를 낙종한 다른 매체 기자로부터 엄청나게 시달렸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그는 MBC TV 토크쇼와 라디오를 진행하고, 일간지와 월간지에 소설과 칼럼을 게재하고 있었던 유명인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아는 기자와 관계자가 많았던 것.

감쪽같이 교제 사실을 감췄다가 일간스포츠에 결혼 특종 보도가 나가자 "그럴 수 있느냐"는 항의를 집단으로 받은 것이다. 그는 결국 기자회견장에서 벼르던 기자들에게 이렇게 약속해야 했다.

"우리가 이혼하게 되면 그땐 특별히 당신들에게 먼저 연락드리겠습니다." 그의 촌철살인으로 기자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당시 최명길은 수많은 남성팬들의 사랑을 받는 '만인의 연인'이었다. 1994년 영화 '장미빛 인생'으로 프랑스 낭트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같은해 SBS 드라마 '결혼'으로 연말 방송대상을 수상했다.

때문에 결혼 발표 이후 김 전 의원은 "최명길이 아깝다"는 소리를 한동안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야 했다. 예비 정치인으로서, 연예인과의 결혼이 득인지 실인지에 대한 주변의 억측도 감수해야 했다.

당시 두 사람은 매일 밤 전화로 애정을 키웠다. 한달 통화료가 수십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최명길-김한길 부부는 결혼 이후 더 왕성한 활동으로 주위의 성원에 보답했다. 최명길은 '명성황후'(01) '태양의 남쪽'(03) 등에서 잇따라 호연을 펼쳤고, 김한길은 1996년 고 김대중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며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 정치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올해로 결혼 14주년을 맞은 두 사람은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지난 결혼 기념일에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10년 만의 리웨딩 촬영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아내를 만나고 모든 일이 잘 된 것 같다. 결혼 후 국회의원이 됐고, 장관도 역임했다. 그는 내 인생 통틀어 최고의 횡재였다"고 말했다.

[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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