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태교수, '회상·나의 스승-김종영'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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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선생은 '수평선과 수직선은 사선으로 만난다' 는 비유를 하시며 예술가가 겪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셨다. " 조각가 최종태 (67)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스승 우성 (又誠) 김종영 (金鍾瑛.1915~82)에 관한 일화와 회상을 묶은 '회상.나의 스승 - 김종영' (가나아트.1만2천원) 을 펴냈다.

우성은 53년 국제조각콩쿨에서 '무명 정치수를 위한 기념비' 로 입상해 당시 전쟁 직후 암담했던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인물.

탑골공원에 세워졌다 80년 정부가 '저항적이다' 는 이해못할 이유로 강제철거했던 3.1독립선언 기념탑 (현재는 서대문 독립공원에 있다) 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생전 전시를 3차례밖에 갖지 않았고 남 앞에 나서기를 즐겨하지 않아 일반 사람들에게 우성의 이름은 16주기를 맞는 현재까지도 생소한 편이다.

최교수의 글은 '좋은 사람이 좋은 작품을 남긴다' 는 믿음을 바탕으로 우성의 생활과 예술.철학을 엿볼 수 있는 뒷이야기를 고루 담고 있다.

작품론도 중요하지만, 예술가에 대한 이해가 작품에 대한 좀더 폭넓은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당연한 진리를 이 책은 깨닫게 해준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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