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무보증 회사채 담보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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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외형은 작지만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성장가능성이 큰 중소기업들이 '자산유동화 증권' (ABS) 을 통해 간접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중소기업청은 20일 "중기 (中企) 도 직접금융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쉽도록 중기 무보증 회사채를 담보로 ABS를 발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면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9월께 처음 발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ABS란 부실채권.부동산처럼 시장에서 잘 소화되지 않는 자산을 신속히 현금화하기 위해 이들을 담보로 일반에 발행하는 증권. 지난해 9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성업공사.금융기관 등 8개 기관에서 약 1조2천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중기청은 중기 무보증채를 인수할 별도 회사를 설립하고 중기 채권 인수 및 ABS 발행 업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맡길 계획이다.

중기청 정재훈 자금지원과장은 "ABS 대상 중기를 선정할 때 신용평가 등급뿐 아니라 기술력.성장성 요소를 많이 감안해 사업 전망은 좋지만 담보부족.보증한도 소진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알짜 중기들에 도움을 주겠다" 고 말했다.

정부가 이런 제도를 도입키로 한 취지는 중기들이 회사채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한 것. 중기청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중기 회사채 지급보증을 극히 꺼리는데다 그나마 자산이 많은 중견 중소기업 몫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규모가 작은 중기들에 회사채 발행은 '그림의 떡' 이었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중기의 직접금융 조달자금 규모는 1조2천여억원으로 지난달 말 현재 중기 은행차입 잔액 1백33조9천억원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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