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공포…국내 대기권에만 매년 18.5톤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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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해가 되는 ‘수은’이 매년 우리나라 대기권에 18.5톤이나 배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이 한번 호흡할 때 마시는 평균 수은량이 12나노그램 임을 감안하면 전체 인구가 동시에 호흡한 양의 무려 3083만배에 달하는 수치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준선 의원(한나라당)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약 256톤의 수은이 수입 또는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이 9.1톤인데 반해 수입이 247.7톤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중 약 205톤이 유통되고 있고 대기로 배출되는 양도 18.5톤에 달했다.

사람이 수은에 노출되면 손발 저림, 언어 장애, 시야 협착, 정신 이상 등의 증상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등이 주도해 전세계적으로 배출 저감 운동과 국제 협약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준선 의원은 “지난 해 UNEP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은 배출량은 32.2톤으로 세계 9위 수준”이라며 “최근 국제사회가 대기 중에 배출된 소량의 수은이라도 수 백에서 수 천 km를 이동하며 이웃나라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업들의 수은 관리 기반이 열악하고 인벤토리 미구축으로 인한 주요 배출 계수 관리 등도 취약한 실정이다. 수은 배출량 조사에서 국제기구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박 의원 측은 주장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은 감축을 위한 국내 업계의 관심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관련업계와 국제 동향에 대한 정보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신뢰성있는 배출·분배계수 등 수은 유통 및 배출량에 대한 기초 자료를 시급히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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