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넷바둑 프로들에 인기…유시훈·요다등 단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밤11~새벽1시의 피크 타임. 인터넷 속으로 프로기사들이 모여든다. 지난 3월 이후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누구보다 바둑을 좋아하면서도 마땅한 대국상대를 구할 수 없던 프로들에게 인터넷이 최적의 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국료가 없어도 괜찮고 익명이기에 마음도 편하다고 한다.

isl (이슬) 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신예강호 김강근2단은 '스타크래프트' 의 광이었으나 인터넷 바둑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게임을 끊어버렸다.

그는 7일 현재 32승3패로 IGS (internet go sistem) 내에서 최고의 전적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까지는 jiin (지인) 이란 이름의 고수가 최고의 성적으로 6단까지 단숨에 승단했다. 그는 바로 일본에 가있는 유시훈7단이었다. (인테넷에선 아무리 고수라도 처음엔 4단이상을 받지 못한다. 최고 4단부터 시작해서 성적에 따라 승단과 강단을 거듭한다)

항시 노트북을 들고다니던 신세대 기사 김성룡5단은 어느덧 컴퓨터 고수가 됐다. 그는 여러개의 ID를 쓰는데 최근 이름은 hami (하미) . cigar (시거) 는 이창호킬러로 유명한 요다 노리모토 (依田紀基) 9단이다.

그는 처음엔 6단까지 순조롭게 승단했으나 최근 5단으로 강단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4단에서 5단으로 승단하려면 20국을 두어 16승4패 (승률80%)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꽤 어렵다.

5단이 되면 4단을 선을 접어야 한다. 6단이 되면 같은 프로를 2점이나 접어야 하니까 6단을 유지하려면 무지무지하게 어렵다. 7단은 꿈도 꿀 수 없다. 대국수가 너무 적어도 강단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차민수4단 (tobe) 은 9단까지 승단한 유일한 인물이고 9단에서도 강단당하지 않고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인터넷 바둑의 초창기엔 서양인들만 있었다.

이곳에 들어가 서양의 최고수들을 4점까지 접는 것은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유일한 9단이 되었고 그후 동양인들과 프로들이 들어오자 대국을 하지않고 있다.

대국이 없으면 강단당해야 하지만 그는 IGS의 공로자라서 회사측은 감히 강단을 감행하지 않고 있다. 아마추어로는 광주의 조민수 아마7단 (shagi) 이 5단까지 승단한 일이 있다. 이곳에선 아마강자와 프로들의 대국도 빈번하다.

인터넷에선 관전도 가능하다. 요다 대 김성룡같은 인기대국엔 70~80명의 관전객이 몰린다.

한국에선 오규철7단 (asado).김철중2단 (black horse).김영삼3단 (semi pro) 이 인터넷의 고참이고 정대상7단.이세돌2단.윤영선2단.박승철초단 등은 새로운 멤버다.

일본의 양자위안8단 (楊嘉源.yogen).미무라 도모야쓰 (三村智保.kenta) 8단, 중국인으로 최근 한국에 온 장주주 (江鑄久) 9단도 인터넷 단골손님이다.

IGS (주소 ; http:// igs.joyjoy.net) 는 한국회사가 운용하다가 일본으로 넘어갔지만 '승률관리와 승단제도' 때문에 프로들에게 인기가 높다. 근간에 '네오스톤' (http://baduk.donga.com) 과 '넷바둑' (http://www.netbaduk.com) 이란 한국어 인터넷 프로그램이 새로 생겼다. 이들 3개 프로그램은 언제 들어가도 4백~8백명이 대기하고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