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섬' 김원중 11년만에 3집내고 활동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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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무려 11년 만이다. 85년 최고 인기곡 중 하나였던 '바위섬' 을 불렀던 김원중 (40) 이 2집 (88년) 을 낸 뒤 침묵을 지켜오다가 오랜만에 3집을 냈다.

최근 새 음반을 발표한 그에게서 급작스럽게 대중 곁을 떠났던 이유가 궁금하다.

"대학시절 우연한 기회에 음반을 냈는데 의외로 성공했죠. 그 후에야 노래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또 2집에서 몇 곡이 금지곡으로 묶이면서 연예계 활동에 회의를 느꼈습니다. "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그는 언제부턴가 '민중가수' 로 불려왔다. 이런 칭호는 89년 5월 한달 내내 고향인 광주의 충장로에서 거리공연을 가지면서 붙은 것이다.

그 뒤로 그는 매년 5월이면 거리에서 절절한 가수활동과 함께 노래를 불러왔다. 또 노조.사회단체 등에서 개최하는 공연에도 단골로 참여하고 있다. 80년 당시 전남대를 다니던 그였기에 이런 모습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빚진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라도 해야 했다" 고 설명한다. '꿈꾸는 사람만이 이 세상을 가질 수 있지' 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이번 음반도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만들게 됐다.

시인 안도현.김용택.도종환.백창우.박노해 등이 자신의 시를 가사로 내놓았다. 음악동료인 안치환과 '혜화동 푸른섬' 의 리더 김현성 등도 곡을 만들어줬다.

이례적으로 악보와 그와 가까운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36쪽의 팜플렛도 함께 끼워줘 이채롭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늑하다는 느낌. '운동가요' 냄새도, 시류에 영합한 감각적인 음악도 없지만 세월의 무게가 주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민족음악인협회 김보성 사무총장이 "드디어 그는 '줌마' (아줌마) 의 귓볼에 대고 반란을 속삭인다" 고 한 표현처럼 자신만의 성인가요를 시도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대로 살다간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것이 아닌가 해 새 음반을 내게 됐다" 는 김원중은 11일 고려대 노천강당에서 열리는 공연 '자유' 에서 만날 수 있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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