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복수의 칼' 우려 세르비아계 10만명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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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번엔 세르비아계 차례다 (?) ."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가 자행됐던 유고내 코소보에선 유고전쟁의 종전이 가까워짐에 따라 세르비아계의 대거 추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쟁 과정에서 두 민족간의 증오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1백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귀환할 경우 코소보 전체인구의 10% (20만명)에 불과한 세르비아계에 대한 보복행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탈출 움직임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74일에 걸친 전쟁기간중 이미 10만명의 세르비아계가 공습을 피해 코소보를 떠났고, 나머지 10만명도 곧 뒤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르비아계 주민이 희망할 경우 코소보 체류가 허용될 것" 이라고 발표한 미 국방부도 내심으론 잔류하는 세르비아계 주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들은 우리 가족들을 학살하고 집을 불태웠다. 이제 복수만이 있을 뿐이다. " 뉴욕 타임스지는 마케도니아 난민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알바니아계 난민들의 목소리를 이같이 전하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계에 대한 코소보해방군 (KLA)에 의한 무력축출행위가 가장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평화안에 따른 KLA의 무장해제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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