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그랜드 바긴 추진”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통합된 접근법이 나와야 한다”며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뉴욕본부에서 한 오찬 연설에서 “이제까지 대화와 긴장 상태를 오가며 진전과 후퇴, 지연을 반복해온 과거의 패턴을 탈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본질적 문제를 제쳐둔 채 핵 동결에 타협하고 이를 위해 보상하고, 북한이 다시 이를 어겨 원점으로 회귀하는 지난 20년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핵 폐기의 종착점에 대해 확실하게 합의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행동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5자 간의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단계별 처방과 보상을 되풀이하는 기존의 접근법은 성과 없이 시간만 소모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북한이 핵 폐기를 돌이킬 수 없게 하도록 협상하고, 핵 폐기 이행과 함께 북한에 안전보장·경제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는 ‘원 샷 딜(one shot deal)’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밝힌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 폐기’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핵무기와 핵물질의 폐기가 핵심”이라며 “사용후 핵연료봉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감시하에 아예 외국으로 방출하는 수준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