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APEC투자박람회 3人의 한국경제 조언

아태경제협력체 (APEC) 투자박람회가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각종 활동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행사 참석차 한국에 온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쇼이치로 (豊田章一郎) 회장과 세계경제포럼 (WEF) 의 클라우드 스마자 사장, 그리고 해외 직접투자 이론의 권위자인 존 더닝 레딩대 교수 등으로부터 아시아 및 한국 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 대안 등을 들어봤다.

[존 더닝 英레닝대교수]

해외 직접투자 이론의 권위자인 영국 존 더닝 (레딩대.사진) 교수는 "한 나라가 시장을 개방할 때는 외국자본이 해당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면서 "투자유치에 따른 득실을 따지는 균형감각과 함께 정부의 정책기능이 긴요하다" 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인해 독과점이 심화되는 등의 부작용은 막아야 한다는 것. 그는 특히 "전력과 같은 국가기간산업이 대부분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강조했다.

"선진기업을 경영에 끌어들이면 앞선 경영기법.기술을 이전받고 해외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투자유치에 과다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 는 것이 그의 주장.

서울 투자박람회에 대해 그는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경영참여에 소극적이던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유치 행사가 마련됐다는 점은 의미있다" 면서 "하지만 참가국들의 지나친 유치경쟁은 자제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기업들이 참가국들의 유망사업에 진출하는 계기도 만들어야 한다" 고 조언했다.

홍승일 기자

[클라우드 스마자 WEF사장]

WEF의 클라우드 스마자 사장은 "올 1분기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등 한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며 "한국이 아시아 경제회복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고 말했다.

스마자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현재 상황으로는 4~5%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세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면서 "그동안 한국이 착실히 추진해 온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회복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출증가가 가장 중요하다" 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하고 과잉설비를 과감히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국의 투자환경에 대해 스마자 사장은 "첨단기술 경쟁력과 수출지원을 위한 다양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다 내수시장도 성장하고 있는 강점이 있어 세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간주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가간 투자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한국은 투자환경을 더욱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중 기자

[도요다 쇼이치로 도요타회장]

"아시아 각국의 발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네가지 과제가 성사돼야 한다. ▶법.금융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투자유치 활성화 ▶산업구조 고도화와 인재양성 ▶자유무역.자유투자를 위한 구조강화 ▶발전단계에 걸맞은 산업육성 정책 추진 등이 그것들이다. "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쇼이치로 (豊田章一郎) 회장은 "아시아경제는 전반적으로 바닥을 쳤으며 특히 한국과 태국은 확실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투자박람회 특별강연에서 그는 "이같은 회복세는 각국의 개혁조치가 열매를 맺은 데 따른 것으로 특히 한국은 재벌구조개혁.노사관계 개선.규제완화.외국인 투자제도 정비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에 대해 그는 "한국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본기업들이 늘어나는 등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며 "경제회복과 함께 양국관계는 더욱 발전할 것이며 이를 위해 경제인들의 대화.교류의 장이 더욱 자주 마련돼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아시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이며 특히 한국은 20~30% 성장이 기대된다" 고 내다봤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