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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부인 고급옷 상납설] 최순영 회장 부인 경위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최순영 회장의 부인 李형자 (54) 씨와 여동생 李모 (51) 씨는 26일 장관부인들에게 고가의 옷을 선물했다는 로비설과 관련,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채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A4용지 네쪽 분량의 서면자료를 공개했다.

다음은 이들이 주장한 사건 내용.

◇옷값 대납 요구 = 강인덕 전 장관의 부인 (62) 이 '김태정 검찰총장 부인 (51) 이 崔회장이 구속된다' 는 말을 해주면서 도와줄 것을 암시해 최선의 방법을 강구했다.

康전장관 부인이 지난해말 '총장부인과 함께 2천4백만원대의 옷을 앙드레 김과 페라가모에서 구입했다.

알고 계시라' 고 말해 돈을 내주려고 했지만 실제 돈을 주지 않았다.

다음날 전화로 수천만원대의 옷을 더 샀다며 추가 결제를 요구해와 뇌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지급을 거절했다.

지난해 추석에 金총장집에 전복을 인사차 보냈는데 그쪽에서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내왔다.

그뒤 金총장 부인이 '전복으로 로비가 되느냐' 라고 말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라스포사 鄭리정 사장과의 관계 = 康전장관의 부인을 통해 라스포사 鄭사장을 소개받았지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

장관부인들에게 줄 옷을 직접 구입한 적은 없다.

다만 라스포사가 과연 장관급 부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몇번 들러 내 옷을 산 적은 있다.

지난해 12월 鄭사장이 전화를 걸어 '金총장 부인이 내일 오면 밍크코트 세벌 (긴 것, 짧은 것, 망토) 과 남에게 권하지 않은 외제 물건을 줄 것인데 액수는 정확히 모르지만 상당히 나올 것이다' 고 말해 그런 물건을 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방식으로는 사지 않을테니 물건을 주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그후 鄭사장이 동생에게 전화를 세번이나 걸어 '언니를 설득해 꼭 돈을 지불하게 해달라' 고 부탁하면서 '이미 물건을 金총장 부인의 차에 실어 보낸 상태' 라고 하소연 했다고 동생에게 들었다.

그러나 며칠뒤 鄭사장은 전화로 "金총장 부인이 직접 찾아와 옷값을 쿠폰으로 다 지급했다" 고 말했다.

이날 밤 MBC뉴스에서 '남편을 구속수사한다' 는 내용을 듣고 내가 옷값을 치르지 않아 이런 협박을 당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청와대 사직동팀 조사 = 네번 조사를 받았다.

올해초 수사관이 찾아와 '라스포사 鄭사장.김총장 부인.康전장관 부인을 따로 조사했는데 세명 모두 부인했다' 고 들었다.

鄭사장과의 대질신문도 있었는데 흥분한 鄭사장이 내가 말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후 조사관에게 '서로 의견 차이가 많으니 여러번 대질을 해보자' 고 제안했지만 문제의 핵심인 康전장관 부인과의 대질은 끝내 없었다.

내가 조사를 받는 동안 옷가게도 조사했는데 그들이 가격표를 일률적으로 낮춰 붙여 코트도 2천4백만원이 아니라 50만원 정도의 물건이라고 해 놀랐다.

김태진.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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