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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학 전문출판 외길 '나남출판사' 20주년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신문방송학과 커리큘럼은 나남 도서목록과 함께 바뀐다' 는 말은 그 분야 사람들의 우스개 가운데 하나다.

바로 그 나남출판사가 25일로 '나남신서' 7백종을 기록하며, 20주년을 맞이한다.

나남은 지난 20년 동안 나남신서.나남문학선 등 총 1천5백종의 책을 냈다.

한해 70종을 냈다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 특히 매스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서적을 줄곧 출간했다는 점에서는 출판계의 모범이 된다.

조상호 (趙相浩.49) 사장은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꿈은 못 이뤘지만, 제가 만든 책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훌륭한 언론인이 된 것을 보면 참 뿌듯하다" 고 말했다.

20년 전 '역사는 나와 남의 투쟁' 이라는 뜻에서 이름지은 나남출판사는 종로2가 고려대 동창회관 6층 5평짜리 사무실에서 편집부 직원 1명과 함께 출발했다.

초창기에 '경제학입문' '철학입문' 등 일본 좌파의 책과 이매뉴얼 월러스타인의 종속이론 서적을 번역.출판하면서 줄줄이 판금서적 목록에 들어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

"국내 사회과학자들을 두루 필자로 모실 수 있었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김준엽 선생님처럼 큰 어른을 만나 책으로 모셨다는 것은 출판인으로서 큰 행복입니다. "

저자들과의 만남은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되고, 결국 오늘의 나남출판사를 지켜주는 든든한 힘이 됐다며 조사장은 '출판사와 필자의 관계' 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을 재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려놓기도 했지만 나남의 책 중에는 잘 팔리는 책보다 안 팔리는 책이 더 많다.

그러나 '나남의 책은 많이 팔리지 않으나 오래 팔립니다' 라는 나남의 광고처럼 안 팔리는 책들은 나남의 자존심으로 남는다고 조사장은 말했다.

"번역서를 많이 냈지만 외국서적 중 우리가 꼭 수용해야 할 것은 이미 수용했다" 고 생각한다는 조사장은 "이제 우리 저자가 쓴 우리의 책을 낼 것" 이라고 향후 출판계획을 밝혔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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