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한 번/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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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기회는 단 ‘한 번’뿐입니다.” “언제 ‘한번’ 식사나 합시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어디 ‘한번’ 해 보아라.”

‘한 번’과 ‘한번’은 형태는 같지만 경우에 따라 띄어쓰기를 달리한다. 즉 ‘한 번’과 ‘한번’은 뜻에 따라 달리 쓰이는 별개의 단어다.

‘한 번’은 두 번이나 세 번이 아닌 ‘1회’의 의미다. "한 번에 일을 끝냈다” “그곳에 한 번밖에 가 본 적이 없다” 등처럼 사용된다.

반면 ‘한번’은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한번 먹어 보다), 기회 있는 어떤 때(언제 한번 찾아가 뵙고 싶습니다), 지난 어느 때나 기회(한번은 그런 일도 있었지),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말(춤 한번 잘 춘다)’을 나타낼 때 쓰인다.

‘한 번’은 ‘한’과 ‘번’이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띄어 쓰는 것이고, ‘한번’은 합쳐져 새로운 의미가 생성됐으므로 한 단어로 붙여 쓰는 것이다. ‘1회’라는 뜻 외에는 모두 붙여 쓴다고 생각하면 쉽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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