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에
참 모습 모르던 날
멀리 지나치고
이제엘랑 숨어가고 있어라
오직 그른 파계주
두려워할 꼬라지로 돌아가랴
이 칼을 지내고는
좋은 날 새이리니
아마 요만한 선으로
정토 못맞을까 함이외다
- 고려 영재 (永才) '도둑 만난 노래'
신라 원성왕대는 백성이 고분고분하지 않았다.
사회의 모순이 깊어지자 여기저기 도둑이 성했다.
그런 산적 떼를 90세의 승려 영재가 남악 대현령에서 만나게 됐다.
그 60명을 회심시켜 함께 지리산으로 들어가 칼과 창을 버리고 살았다.
그렇다고 도인인척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늘 익살맞고 껄껄 웃었다.
지리산도 무척 좋아했으리라.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