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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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782년 출판된 쇼데르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 는 그 후로 로저 바딤과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에 의해선 같은 제목으로, 밀로스 포먼 감독에 의해선 '발몽' 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신예감독 로저 컴블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은 이 소설의 네번째 영화 버전. 최근 '스크림' '캠퍼스 레전드' 등 청춘 스타들을 대거 앞세운 10대 영화에 대한 유혹 때문이었을까. 프리어즈.포만 감독이 비교적 원작에 충실했다면 로저 컴블 감독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20대 청춘 스타들을 기용해 도발적인 젊은이들의 풍속도로 그려냈다.

세바스천 (라이언 필립) 과 캐더린 (사라 미셸 겔러) 은 배다른 형제. 그들은 잡지에 '혼전순결' 을 서약하는 글을 기고한 새 학장의 딸 아네트를 놓고 내기를 한다.

바람둥이 세바스천이 정숙한 아네트와 잠자리를 같이할 수 있다는 것. 세바스천은 아네트의 마음을 빼앗으려고 갖은 공략을 펼치자 아네트가 세바스천에게 마음을 연다.

진정으로 아네트를 사랑하게 된 세바스천. 그러나 질투에 눈이 먼 캐더린에 의해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원작이 위선에 찬 귀족사회를 꼬집었던 것에 비해선 화려한 세트.의상을 동원한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청춘 트렌디 드라마에 머물고 말았다.

아네트 베닝.글렌 클로즈 등의 연기가 주목됐던 전작을 잊어 버린다면 사랑.유혹.질투 등의 고전적 소재를 재기발랄하게 그려낸 청춘 드라마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원제 '잔인한 의도' (Cruel Intention). 29일 개봉.

작품성★★☆ 오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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