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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청년회원 70명 지역사랑 운동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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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8일 오후 8시 경기도고양시덕양구관산동 3평 규모의 무허가 슬레이트 주택. 혼자 사는 김모 (74) 할머니가 20대 남녀 5명에게 안마를 받으며 환한 미소를 띠고 있다.

젊은이들은 과일을 깍아드리며 할머니와 정담을 나눈 뒤 이불 등 크고 작은 빨래도 깨끗이 빨아주었다.

1시간여 동안 할머니를 돌본 이들은 "몸이 아프시기라도 하면 밤늦게라도 연락주세요" 라고 당부한 뒤 가까운 또 다른 할머니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직장 퇴근후 봉사 활동에 나선 최규식 (崔圭植.25.프레스 기능공) 씨는 "의지할 곳 없는 할머니들이 흐뭇해하는 것을 보면 가슴뭉클한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20~30대 젊은이 70명 (여성 27명 포함) 으로 구성된 '고양청년회' .지난 97년 5월 지역사랑 실천을 위해 모인 봉사단체다.

회사원.대학생.자영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 각자 관심분야별로 갖가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정신대 할머니 2명을 포함해 혼자 사는 노인 4명을 돌보고 있다.

한분당 5명이 틈나는대로 방문해 밑반찬과 쌀.라면 등을 전달한다.

회장 박정범 (朴正範.32.시민운동가) 씨는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모았다" 면서 "고통받는 이웃들을 조금이나마 도와 살기좋은 고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다" 고 말했다.

고양청년회는 또 덕양구행신동 무원마을에서 벼룩시장도 정례적으로 열고 있다.

가족단위로 집안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돗자리에 펴놓고 파는 유럽풍의 행사다.

시장에는 회원 풍물패가 나와 하루 6시간씩 청소년들을 상대로 장고.북 등이 어우러지는 전통 가락을 무료로 가르친다.

청년회는 올해 무원마을에서 4차례를 포함, 앞으로 고양시 여러 지역에 이같은 벼룩시장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들은 올들어 저소득 실직가정 69곳과 자매결연도 맺었다.

실업극복 국민운동본부의 지원금을 주선해 매월 10만원씩 전달하고 있으며 일자리를 알아보고 고민도 상담해주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추가로 1백50가구과 자매결연을 맺는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덕양구토당동112에 있는 모임 사무실과 동사무소 빈 공간 등지에 공부방을 마련, 실직가정 자녀들에게 방과후 학습지도도 해줄 예정이다.

고양청년회는 내년말까지 연중 실비로 직장인들에게 각종 교양 및 취미강좌를 열 수 있는 '청년대학' 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조만간 모금운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0344 - 973 - 5430.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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