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이그나텐코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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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李廷彬) 초청으로 방한한 비탈리 이그나텐코 (58) 러시아 이타르 - 타스 통신 사장이 17일 본사 편집국을 방문한데 이어 18일 관훈클럽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및 간담회 일문일답 내용.

- 金대통령의 방러가 러시아측에 갖는 의미는.

"91년 국교수립을 전후해 급속히 가까워졌던 양국 관계가 그뒤 다소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金대통령의 방러는 새로운 우호관계로 진전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50여명의 기업 대표자들이 함께 방문, 양국의 경제협력에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특히 양국 정상회담에서 金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러시아.일본을 포함한 6자회담을 제안할 것으로 보여 향후 러시아의 대 (對) 한반도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 6자회담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전적으로 지지한다. 러시아의 참여 없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평화구축은 어렵다. 4자회담조차 꺼렸던 북한측이 이 문제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설득할 것이다. "

- 북한과의 우호조약이 96년으로 기한이 완료된 뒤 북한과 러시아는 새로운 조약 수립을 검토 중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정책변화는 있는가.

"양국의 오랜 우호관계는 여전하다. 오는 6월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신조약 체결을 위해 평양을 방문할 때도 金대통령의 방러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의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대한반도 정책은 2개의 한국 인정과 평화유지라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앞으로도 러시아는 남북한의 통일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우선으로 여기고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지 않도록 만드는 정책을 고수할 것이다. "

- 보리스 옐친 대통령 탄핵안은 왜 부결됐는가.

"공산주의자들의 '복수전' 성격이 강한 정치게임에 불과했기 때문에 탄핵안 부결은 예상된 것이다. "

- 세르게이 스테파신 새 총리 지명자에 대한 19일 하원의 인준 전망은.

"여전히 대통령에 대해 공격적인 좌파 의원들 때문에 거부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하원이 총리 인준을 세번 거부하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그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 프리마코프 총리 해임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8개월간 프리마코프 총리가 정치적 안정에 기여한 점에 대해 옐친 대통령은 아주 높이 평가한다. 다만 이제 프리마코프 총리의 역할은 끝났으며, 다음 단계의 개혁을 추진할 때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프리마코프 본인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몇번이나 공표했지만 그가 대권후보로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

- 러시아의 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대서방정책 변화는.

"발칸사태의 경우 나토가 우선 공습을 멈춰야 한다. 대서방 입장은 보다 강경해질 수도 있다. "

[이그나텐코는…]

'노보예 브레먀' 편집장 (86~90년) 시절 한.소 수교의 가교 역할을 맡았던 이그나텐코 이타르 - 타스 통신 사장은 대표적인 친한파 (親韓派) 개혁인사다.

대통령 공보실장 (90~91년).언론담당 부총리 (95~97년) 를 역임하며 한.러.관계를 포함한 대한반도 정책을 총괄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국립대 언론학부 졸업 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지 기자 및 부편집장, 공산당 중앙위 국제정보부국장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현재 러.한 친선협회 회장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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