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효과 부풀려 있다 -김재호 교수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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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안경을 벗게 해준다' 는 라식수술의 효능이 과대포장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재호 (金在浩) 교수는 최근 이 병원에서 개최된 엑시머레이저심포지엄에서 "라식은 깎아낸 부위를 덮어준 각막절편이 드물지만 눈이 외상을 입는다든지 하면 다시 떨어질 위험성이 있어 안전성 면에서 엑시머레이저 시술 (PRK) 보다 불리하다" 고 강조했다.

PRK나 라식은 모두 검은 동자에 해당하는 각막을 레이저로 얇게 깎아 근시를 치료하는 것. PRK가 각막을 깎아내기만 하는 것에 비해 라식은 각막상피로 깎아낸 부위를 다시 덮어준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라식의 장점은 마이너스 6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까지 치료할 수 있고 시술 후 6시간만에 시력을 회복할 수 있으며 통증이 적다는 것. PRK는 시술 후 4일이 지나야 시력이 회복되고 시술 후 안구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한쪽 눈을 시술하는데 드는 비용이 라식의 경우 1백50만원 안팎으로 90만원정도인 PRK보다 훨씬 비싸지만 이런 편의성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라식을 택하는 추세.

그러나 金교수는 라식의 바람직한 시술대상으로 "마이너스 6에서 12디옵터 사이의 고도근시환자 중 각막이 얇지 않고 원추각막이 아닌 경우" 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안과의사가 치료비가 비싼 라식을 권하고 환자도 PRK를 오래된 치료술로 여겨 거부해 라식 수술이 남발되고 있는 것. 예인안과 오세오 (吳世梧) 원장은 "마이너스 6디옵터 이하의 비교적 가벼운 근시엔 먼저 PRK를 권하고 환자가 이를 거부할 때 라식을 시술하는 것이 원칙" 이라고 충고했다.

직업이나 생활환경도 고려해야한다.

과격한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이라면 정교함과 편의성이 뛰어난 라식이, 얼굴에 외상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는 권투선수나 경찰이라면 안전성이 뛰어난 PRK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마이너스 6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엔 각막혼탁이 적은 라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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