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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트랙] '386가수'의 변신 몸부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김건모. 신해철. 신승훈. 윤상. 이승환…. 이들은 모두 가요계의 '386세대' 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90년대 초반 가요계를 좌지우지했다가 최근 들어선 침체에 빠져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 세대의 끝 부분에 속해있는 김현철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거짓말도 보여요' 의 흥행 실패로 큰 상처를 입었던 그는 최근 7집을 발표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어느 누구를 사랑한다는 건 미친 짓이야'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음반은 특유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가사로 꾸며졌다.

첫 곡 '연애' 는 '누굴 좋아한다는데 이유가 그런 이유가 어딨겠어 그저 어느 누가 맘에 들면 그냥 맘에 드는 거지' 등의 가사를 봄바람처럼 살랑거리는 멜로디에 담은 중간 템포의 발라드.

퓨전재즈 냄새가 짙은 타이틀곡 '어느 누구를…' 이나 그룹 여행스케치의 여성 가수 윤사라와 함께 부른 '하물며' 등도 부담없이 즐길 만한 음악들. 김현철도 이번 앨범에서 대중성을 특별히 신경썼으며 흥행에 성공, 명예회복을 노린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성공 여부는 더 두고 봐야할 듯. 가요계 '386세대' 가 공통으로 느끼는 고민이 이 음반에서도 그대로 읽히기 때문이다.

즉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하고 싶지만 주된 음반구매층이 10대~20대 초반인 탓에 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전반적으로 밋밋하고 개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이런 점에서 비롯된다. 89년 '춘천 가는 기차' 로 데뷔할 당시 그가 안겨줬던 신선한 충격은 다시 만나기 어려운 것일까.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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