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 스크린 현주소' 칸영화제 13일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제52회 칸국제영화제가 13일 (한국시간) 개막됐다. 한아름 지중해를 품고 있는 프랑스의 남부 해안도시 칸은 지금 '시네마 천국' 이다.

올 참가작은 세계 73개국에서 출품된 총 1천1백38편. 한국에서는 김성숙 감독의 '동시에' 등 4편의 단편영화가 각각 단편경쟁과 시네파운데이션 부분에 진출했다. 장편은 진출작이 없다.

올 칸영화제의 개막 테이프는 러시아의 대표감독 니키타 미할코프 (53) 의 '시베리아의 이발사' 가 끊었다. 칸영화제 개.폐막의 신전 (神殿) 인 뤼미에르극장에서 첫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작품은 제정러시아 시대를 배경으로 시베리아를 여행하는 미국인 사업가와 그의 동료가 격동적인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겪는 체험을 그린 서사극이다.

감독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제작비 또한 4천만 달러로 러시아 영화사상 최고액을 기록, '러시아판 블록버스터' 로 불린다. 미할코프는 95년 '위선의 태양' 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상을 수상했다.

급격한 상업영화의 격랑 속에서 올해 칸영화제측은 '괜찮은 예술영화' 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런 중에 아시아영화가 서양 영화인들의 '고갈된' 상상력을 비웃듯 파고 들었다.

그래서 올 칸영화제의 화두는 '아시아 영화' 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중국의 장이모가 '하나도 빼지 않고' 의 출품을 취소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그 대신 첸카이거가 자리를 메웠다.

장이모는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장감독의 이번 영화는 친정부적" 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진시황제를 다룬 '황제와 암살자' .재미교포 박선민씨가 이 작품의 공동프로듀서로 참가해 화제다.

이 밖에 아시아영화로는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기쿠지로의 여름' , 홍콩 유리콰이 감독의 '사랑은 우리를 둘로 가른다' 가 22개 작품이 겨루는 본선 경쟁부분에 진출했다.

경쟁작 중에는 데이비드 린치의 '진실한 이야기' 와 짐 자무시의 '고스트 독 : 사무라이의 길' , 그리고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안고 있는 레오 카락스의 '폴라X' 등이 주목 대상 1순위에 올라있다. 23일 폐막작으로는 영국 출신 올리버 파커 감독의 '이상적 남편' 이 선정됐다.

칸 =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