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세력-野 비주류, 與후보사퇴론 '이심전심'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가 서울 송파갑 재선에 출마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여당후보 사퇴론' 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사자인 李총재 본인은 12일 후보사퇴론을 제기했던 당 관계자들을 불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 고 야단쳤으며, 자민련 지도부도 "이미 전쟁 중인데 전쟁 후의 평화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며 후보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내 비주류와 자민련내 내각제 추진세력 일부는 사퇴설을 거론하는 희한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에서는 11일 김윤환 (金潤煥) 전 부총재에 이어 12일 기자실을 찾은 이기택 (李基澤) 전 총재대행도 "야당총재가 국회에 안들어오려고 해도 일부러 끌고 들어와야 하는 게 여당 아니냐" 며 사퇴론에 가세했다.

자민련의 일부 충청권 의원들은 "내각제 개헌을 앞둔 마당에 李총재가 우리의 적은 아니지 않느냐" "후보가 원래 우리 사람도 아닌 마당에…" 라며 재선거 지원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李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자칫 여당후보의 사퇴를 강요하는 듯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며 더 이상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여당이 선거전을 무력화하는 차원에서 후보사퇴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다 이 경우 대여투쟁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자민련 김현욱 (金顯煜) 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야당총재도 지역구 후보로 나선 이상 경선을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최훈.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