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산처녀 안나푸르나서 실종…정상정복 지현옥대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안나푸르나 한국 - 스페인 합동원정대 지현옥 (38.여) 대원이 정상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도중 실종됐다.

지대원은 지난달 29일 오전 6시30분 (이하 한국시간) 캠프3 (7천5백m) 을 출발, 10시간30분간의 등반 끝에 이날 오후 5시 정상을 밟았다.

그리고 무전기를 통해 "여기는 정상" 이라는 보고와 함께 교신을 끊었다.

엄홍길 (39) 대장.박창수 (31) 대원.셰르파 다와 (28) 의 뒤를 이어 1시간30분쯤 뒤 정상에 오른 지대원은 셰르파 카뮈 (33) 와 오후 5시10분쯤 하산을 시작했으나 오후 10시30분이 지나도록 캠프3에 도착하지 않았다.

합동원정대는 30일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동안 인근을 수색했으나 지대원을 찾지 못하고 탈진한 상태에서 캠프1까지 하산했다.

원정대는 지대원이 경사 40~50도의 설사면 (雪斜面.7천8백m) 을 내려오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셰르파와 함께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대원은 93년 5월 10일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다.

히말라야 가셰르브룸Ⅰ봉 (8천68m.97년) 을 비롯, 지난해에는 셰르파의 도움없이 가셰르브룸Ⅱ봉 (8천35m) 을 혼자 등정해 세계 최고의 여성 산악인으로 평가받아왔다.

충남논산 출생인 지대원은 미혼으로 충북 서원대 재학때부터 산을 타기 시작했으며 93년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안나푸르나 = 김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