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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편 칸영화제 본선서 모두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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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다음달 13~24일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리는 제52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장편 한국영화는 단 한편도 오르지 못했다.

반면 중.단편영화 (중편은 40분, 단편은 15분 미만) 는 본선 경쟁부문에 4편이나 올랐다.

김성숙 감독의 '동시에' 를 비롯해 '영영' (김대현) '소풍' (송일곤) '집행' (이인균) 등. 이중 '집행' 은 올해 처음 신설된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한 중편이다.

올해 한국영화는 유난히 본선 신청작이 많았다. 박광수 감독의 '이재수의 난' , 장선우 감독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 전수일 감독의 '새는 표곡선을 그린다' 등 무려 11편이 칸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탈락. 이제 남은 것은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 혹은 감독주간에라도 참가하는 것. 칸이 무슨 '전가 (傳家) 의 보도 (寶刀)' 는 아니지만 이런 결과는 중흥기를 맞은 한국영화의 21세기를 다소 불안하게 보도록 하는 건 사실이다.

지난 23일 새벽 (한국시간) 발표된 칸영화제 본선 장편 경쟁부문 진출작은 모두 22편. 이중 극동아시아권 영화는 세 편.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기쿠지로의 여름' , 중국 첸카이거의 '황제와 자객' , 홍콩 유리콰이의 '사랑은 우리를 둘로 가른다' 등.

기타노는 일본영화 국내 개봉 첫작품인 '하나비' 로 97년 베니스영화제대상을 받은 중견. 이미 '패왕별희' 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바 있는 첸카이거는 중국 5세대 감독의 주장격이다. 이번 진출작 '황제와 자객' 은 진시황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이다.

그동안 쉬안화 감독 밑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한 유리콰이는 홍콩의 미래를 짊어진 신예다. 이번 영화제 본선 경쟁작들의 면면은 어느 해보다 화려하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

'블루벨벳' 의 데이비드 린치가 오랜만에 '진실한 이야기' 란 작품을 내놓았고, 카를로스 사우라 이후 스페인의 대표감독이며 세계영화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새 엄마의 모든 것' 이란 작품을 진출시켰다.

또한 짐 자무시의 '고스트 독 : 사무라이의 길' , 팀 로빈스의 '더 크레이들 윌 록 (The Cradle Will Rock)' 등도 화제작. 카트린느 드뇌브.기욤 드파르디유가 주연하는 레오 카락스의 '폴라X' 는 4편의 프랑스 영화중 최대 관심작으로 지난해 이미 '낙점' 을 받았다.

7편의 본선 비경쟁작 중에서는 현재 국내 상영중인 '체이싱아미' 의 케빈 스미스가 연출한 '도그마' 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신성모독' 이라는 이유로 현재 미국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는 작품이다.

이밖에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 이 진출했던 '주목할 시선' 부문에는 데이비드 마메트의 '윈슬로 보이' 등이 눈에 띈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은 '위선의 태양' 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니키타 미할로프의 신작 '시베리아의 이발사'.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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