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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언 킬러’ 배상문 한국오픈 2연속 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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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년 연속 한국오픈을 제패한 배상문이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KPGA투어를 대표하는 남자 골퍼를 말하라면 배상문(23·키움증권)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키 1m80㎝, 77㎏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가 일품이다. 올해 KPGA투어에서 톱10에 든 비율이 63%로 1위이고,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88.5야드로 3위다. 훤칠한 체격, 다이내믹한 스윙, 공격적인 플레이 덕분에 팬도 많다.

13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7185야드)에서 끝난 제52회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은 배상문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한 무대였다. 선두에 1타 뒤진 단독 3위로 최종 4라운드에 나선 배상문은 마지막 날 4언더파(버디 5, 보기 1개)를 몰아친 끝에 합계 10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억원으로 배상문은 KPGA 상금 선두에 복귀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이언 폴터(영국)와 연장전을 펼친 끝에 정상에 올랐던 배상문은 올해 대회에선 유럽의 강자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와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해 대회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유러피언 킬러’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김대섭(삼화저축은행)이 9언더파로 2위, 맥길로이와 김경태(신한은행)는 6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배상문은 1라운드 때만 해도 드라이브샷이 들쭉날쭉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동생뻘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일본의 골프왕자 이시카와 류(18)와 동반 라운드 하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양이었다. 1, 2라운드에서 각각 이븐파에 그쳐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는 ‘무빙 데이’로 불리는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추격전에 나섰다. 31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워 과감하게 핀을 공략한 덕분이었다. 1라운드와 3라운드에선 4, 5, 6번 홀에서 각각 3연속 버디를 잡아내더니 마지막 날엔 11,12,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13번 홀에선 7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대섭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1타 차로 추격했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운 뒤였다. 일본의 이시카와는 합계 이븐파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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