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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STX 다롄 생산기지 깜짝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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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맨 오른쪽)가 STX 다롄 조선해양종합 생산기지를 둘러본 뒤 강덕수 STX 회장(맨 왼쪽)에게서 크루즈선 모형을 선물받고 있다. 강 회장의 오른쪽이 천정가오(陳政高) 랴오닝성 성장, 원 총리의 왼쪽은 장원웨(張文岳) 랴오닝성 당서기. [STX 제공]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11일 STX의 중국 다롄(大連) 조선해양종합 생산기지를 깜짝 방문했다. 다롄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하계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원 총리는 대회 이틀째인 이날 오후 강덕수 STX 회장의 안내로 생산기지를 둘러봤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단조, 주조, 크랭크샤프트 생산, 엔진 조립,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에 이르기까지 선박 생산을 위한 수직계열화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고, 1만여 명의 현지인을 고용할 수 있다.

원 총리가 외국계 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강식 STX 다롄 엔진기계건설부문 사장은 “중국 정부가 공을 들이는 랴오닝연해경제벨트의 거점인 다롄을 부각시켜 더 많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려는 의중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7월 랴오닝연해경제벨트 개발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키로 한 데 이어 지난달 두만강 개발 사업을 승인하는 등 올 들어 중국 동북지역 낙후산업기지 개조를 위한 동북 진흥에 공들여 왔다.

원 총리의 STX 생산기지 방문은 10일 세계경제포럼 개막식 행사에서 한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원 총리는 이날 기조연설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중국은 도움을 준 것은 쉽게 잊지만 도움을 받은 것은 절대 잊지 않고 보은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외국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이강식 사장은 “원 총리가 STX가 중국에 투자하고 다롄 지역의 고용을 창출한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STX 관계자들에 따르면 원 총리는 “STX 생산기지의 성공적인 완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STX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원 총리의 STX 방문은 공식 일정에 잡혀 있지 않았을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중국 언론들도 국가원수급의 행보를 바로 보도하지 않는 관행 탓에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방문에는 장원웨(張文岳) 랴오닝성 당서기, 천정가오(陳政高) 랴오닝성 성장, 샤더런(夏德仁) 다롄시 당서기 등이 동행했다.

STX의 다롄 생산기지는 2007년 3월 착공했다. 550만㎡ 규모로 지난해 4월 철판 가공(스틸 커팅)을 시작으로 조선소가 본격 가동한 지 1년 만인 올 4월 첫 선박을 인도했다. STX는 28억5000만 위안(한화 약 5600억원) 규모의 중국 현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 자금으로 올해 안에 2단지 공장을 완성할 계획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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