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정원욱, '스타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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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부산팬들은 관중석에서 일어나 '부산갈매기' 를 부른다. 팽팽한 경기에 그가 미들맨으로 나서 1~2이닝을 던지는 동안 상대타선은 침묵하고 롯데 타선은 활활 타오른다. 신인투수 정원욱 (23) 이 프로야구 롯데의 수호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올시즌 롯데에 입단한 미들맨 정은 18일까지 6경기에 출장해 벌써 2승을 챙겼다. 정은 7일 해태전에서 올시즌 신인 최초로 1승을 올렸고 16일 한화전에서 2승째를 따내 올해 신인왕 고지를 향해 가장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방어율은 0.73. 정의 활약은 미들맨으로 등판했다가 때맞춰 터진 팀 타격 덕분에 승리를 따내는 행운만은 아니다. 정은 프로야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가 적었지만 아마야구계를 호령했던 대어급 투수다.

경성대 재학시절이던 97~98년 에이스로서 팀을 2년 연속 3관왕으로 이끌었고 계약금 1억5천만원에 롯데에 입단했다.

정은 1m75㎝.70㎏의 호리호리한 체구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췄다. 정은 또 요즘 흔치 않은 스리쿼터형 투구를 다시 한번 변형시킨 특이한 투구동작으로 상대타자를 유혹한다.

투구시 어깨에서 한번 비틀고 던질 때 한번 더 꼬는 동작으로 공을 밀어내듯 던지는 정은 기묘한 폼만큼 구질도 다양하다.

시즌 초반 정을 상대한 타자들은 한결같이 "구질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며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당초 정을 미들맨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던 롯데 김명성 감독은 앞으로 정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길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 코칭스태프도 "신인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여유가 넘친다" 며 김감독의 구상에 동의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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