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독립운동'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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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만내 독립운동 (臺獨) 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본토수복을 포기하고 대만만으로 독립국가임을 선언하자' 는 주장이다.

◇ 야권의 움직임 = 야당 민진당 (民進黨) 내 '독파인사 (獨派人士.독립주의자)' 들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차이퉁룽 (蔡同榮) 입법의원과 동조의원 17명은 지난 10일부터 입법원내 의사당 입구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대만독립에 관한 국민의사를 묻자며 공투법 (公投法.국민투표법) 제정을 요구 중이다.

이들은 단식.금식.정좌 (靜坐) 등 3개 구역을 설치하고 지지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전국교수협의회.대만종교회 등도 가세했다.

농성에 참여한 국립대만대학교 법학과 리훙시 (李鴻禧) 교수는 "공투는 천부의 권리" 라며 "공투를 실시할 수 없다면 대만 국민은 죽은 국민" 이라고 호소했다.

종교인들을 이끌고 10일 '공투법 제정을 위한 종교인들의 행진' 이라는 가두시위를 주도한 가오청옌 (高成炎) 목사도 "10일은 미국.대만 단교후 미국에서 '대만관계법' 이 발효된 지 꼭 20년이 되는 날" 이라며 "시민들의 독립염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이날을 총궐기의 날로 택했다" 고 설명했다.

독파인사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가 크게 벌어진 요즘이야말로 독립운동 추진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 집권 국민당 입장 = 일단 공투법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황후이전 (黃輝珍) 국민당 대변인은 11일 공식성명을 통해 "대만은 완벽한 주권국가인 만큼 공투를 통한 독립선언은 불필요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당내 한 중진급 인사는 "이번 기회에 대만내 독립열기를 양안 (兩岸)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털어놨다.

◇ 중국 반응 = 중국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국무원은 12일 "대만 독립과 관련된 중국의 입장은 한결같다" 며 "만일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면 그 날이 바로 통일전쟁이 시작되는 날" 이라고 강조했다.

국무원은 또 "이는 엄연한 중국의 내정이며, 따라서 누구의 개입이나 간섭도 용납되지 않을 것" 이라고 못박았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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