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발 긴급 E메일 중앙일보로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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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리는 반드시 조국을 지키겠습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납니다. "

"나토의 공격으로 무고한 유고 민간인 사상자만 1천여명이 넘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나토가 말하는 '인도주의를 위한 공격' 인가요. " 지난달 24일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나토 공습에 떨고 있는 유고인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연일 중앙일보로 날아들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발행되는 유고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폴리티카 (Politika)' 에 본지 국제부 기자가 보낸 E메일이 기사화된 뒤 대학교수 등 각계각층의 유고인들이 현지 상황을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폴리티카는 "한국의 중앙일보가 나토 공습에 대한 균형된 보도를 하고 싶다며 전쟁에 대한 유고측의 견해와 피해상황 등을 물어왔다" 고 보도했다.

본지는 AP통신.CNN 등 서방언론의 시각에서 탈피, 이번 전쟁의 실상에 대해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하겠다는 취지로 이달초부터 유고내 언론.교수 등 각계에 E메일을 보냈다.

오는 6월 한국여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블라디미르 스타노예비치라는 전기 엔지니어는 "약혼녀와의 전화통화에서 유고인들이 살인마로 비춰지고 있다는 말에 가슴아팠다" 며 "코소보는 지난 6백여년간 피로써 지켜낸 유고인의 성지" 라는 역사적 사실을 한국인들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리보르 코슈티치라는 한 대학교수는 "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뉴욕 타임스 등을 접하지만 모든 유고인을 밀로셰비치와 동격으로 다루는데 대해 심히 유감이다" 며 서방언론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나타냈다.

그는 또 "밀로셰비치 타도를 목표로 한 이번 나토 공습은 오히려 유고내 민주개혁 세력의 입지를 약화시켰다" 면서 나토측을 비난했다.

베오그라드대 어문학부 교수인 프레드라크 피페르 (49) 교수는 "한국 언론이 균형된 시각으로 유고문제에 접근하려는 노력에 감사한다" 면서 "현재 나토 공습은 유고의 역사와 정통성을 파괴하는 침략행위" 라고 주장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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