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도‘금값’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은(銀)값이 금(金)값보다 더 빠르게 치솟고 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가격은 온스당 16.62달러로 13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승률만 45%로 금 가격 상승률(14%)을 크게 웃돈다.

은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금과 비슷하다.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면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자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투자자들이 은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각종 산업 수요도 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은은 귀금속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산업용으로 더 많이 쓰인다. 배터리에서부터 반도체·태양 패널·정수 장치 등에 은을 사용하고 있다. 경기 회복으로 각종 생산이 늘면 은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귀금속 투자회사 블랜차드의 데이비드 베암 부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공업 생산이 늘면서 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 증시에서 항공주와 금융주에서 나타난 랠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제 은 가격이 온스당 20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아 적은 거래에도 가격이 출렁이기 때문에 전망이 쉽지 않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은 “ 내년에는 은 시장이 공급 과잉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은 가격이 빠르게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