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빌게이츠 출간기념 '사이버 사인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1일 오전 3시 (한국시간). 한국을 비롯한 세계 네티즌들의 시선은 미국 시애틀시에서 전해지는 한 인터넷 소식에 집중됐다.

컴퓨터 화면에는 세계 소프트웨어의 황제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MS) 회장의 웃는 얼굴과 함께 "전세계 식구들과 대화를 하게 돼 반갑다" 는 인사말이 흘러 나왔다.

그후 1시간 남짓동안 빌 게이츠는 세계 각국의 '초청받은 사람' 을 상대로 인터넷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21세기 산업과 생활상 등에 대한 '간접 대화' 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빌 게이츠가 자신의 저서인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비즈니스 (Business@The Speed Of Thought)' 의 출간을 기념한 '사이버 사인 대회' 를 겸한 것.

그가 택한 방법은 인터넷을 이용,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과 생방송 동 (動) 영상 대화를 가진 것이었다. 단, 1대 1 대화가 아니라 참가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이중 20여가지를 뽑아 빌 게이츠가 답변을 해주는 '일방향' 대화였다.

행사에 참가하는 행운을 잡은 사람들은 아마존.반즈 앤 노블 등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 7곳을 이용해 그의 책을 주문했던 사람중 일부.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참가자는 수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빌 게이츠는 편안한 복장과 용모,가식없는 말솜씨로 앞에 있는 노트북을 들여다 보면서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설명해 나갔다.

"세살난 내 딸은 커다란 트랙볼을 움직이며 교육용 소프트웨어로 노래를 배운다" 는 생활 이야기에서부터 매일 50~1백여통의 전자메일을 받고 끝없는 회의가 이어지는 개인생활을 말할 때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디지털 신경망 등 저서에 나오는 주요 용어에 관한 질문.답변도 있었고 교육.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에의 적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도 줄을 이었다.

대규모 전산투자를 할 형편이 아니라는 텍사스주의 한 기업인의 질문에 대해서는 "소기업이야말로 새로운 기술변화를 발빠르게 흡수해 디지털 시대에 앞서나갈 수 있을 것" 이라며 용기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MS는 이날 대화와 시간관계상 답하지 못한 내용들을 정리해 오는 5일 웹페이지 (http://speed - of - thought.com)에 공개할 예정이다.

곽재원.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