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떠도는 투르카나의 악어전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EBS TV가 9일 밤 11시10분 방송하는 ‘다큐 프라임-아프리카 원시문명 대탐험’에서는 동아프리카의 초대형 호수인 투르카나 호수 인근에 살고 있는 원시부족 엘모로족을 찾아간다.

투르카나는 에티오피아와 수단, 그리고 케냐에 걸쳐 있는 남북 길이 약 300㎞, 동서 최대 너비 약 56㎞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 350여 종의 조류와 나일악어·하마·개코원숭이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다. ‘투르카나의 악어전사’로 불리는 엘모로족은 생존자가 400여 명밖에 안 되는 소수부족이다. 한때 거대한 맹수로 불리는 나일악어를 사냥해 왔다. 그러나 케냐 정부의 악어 사냥 금지법 때문에 이제는 소와 염소를 키우고 물고기를 잡아 생활한다. 지구온난화는 이들 삶의 터전을 파괴했다. 연평균 기온이 오르고, 비의 양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초원은 사막이 되고 삶의 원천인 투르카나 호수는 점점 말라가고 있다. 엘모로족은 식수를 찾아 매일 20~30㎞씩 떠돌아야 하는 신세가 됐지만, 메마른 땅에 야자수 묘목을 심으며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영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