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종묘 차선 축소 놓고 관련부서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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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민의 보행권 보장을 위해선 과감하게 걷고싶은 거리를 조성해야한다. " "차로를 늘려도 시원찮을 판에 2차로씩 줄이면 교통체증은 어떻게 하나. " 서울시가 추진중인 종로의 걷고싶은 거리 조성과 관련, 관계부서들이 서로 상반된 의견을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 도시계획국은 29일 종로2가 보신각~종로3가 종묘앞 1㎞ 구간을 걷고 싶은 도시만들기 시범가로로 조성키로 하고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선정했다.

당선작에 따르면 현재 왕복8차로인 종로를 주중에는 6차로로, 주말에는 4차로로 축소한 뒤 줄어든 차로를 녹지 및 보행공간으로 전환해 종로를 '보행자천국' 으로 만들겠다는 것. 그러나 이 안은 지난 2월 개통된 내부순환로가 도심교통을 분산시킬 것이라는 전제하에 설계된 것이어서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교통 책임부서인 교통관리실과는 아무런 협의없이 추진돼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통관리실 관계자는 "종로의 차로를 줄일 경우 병목현상으로 동대문~마포까지 정체가 이어지게 된다" 며 "불가능한 안" 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도로계획국 관계자는 "4월중으로 당선작을 낸 O기술단에 설계를 발주할 계획" 이라며 차선축소에 따른 교통량 영향은 앞으로 시행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고건 (高建) 시장의 공약사항인 '걷고싶은 거리 만들기' 는 실천과정에서 앞으로 상당기간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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