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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美상의 존스회장 기자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그동안 우리가 한국내에서 주요한 압력단체로 활동해온 것을 부인하지 않겠으나, 앞으론 한국 경제.기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25일 오전10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는 한국 경제에 막대한 입김을 행사해온 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AMCHAM) 의 '45년만의 첫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암참 관계자와 내.외신기자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9년 한미통상 보고서' 발표회를 겸한 이날 기자회견은 뜻밖에도 당초 예상됐던 한국정부에 대한 '선전 포고자리' 가 아니였다.

반대로 암참의 '친한 (親韓) 적 변신' 을 공표하는 선언장이었던 것. 제프리 존스 회장은 "역대 회장들이 한국언론과의 접촉을 꺼려왔던게 사실이며 암참이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갖은 것은 설립 (54년) 이후 처음" 이라고 서두를 꺼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미상의도 개혁과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그 핵심은 미국 정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압력.로비 단체에서 탈피, 한국 기업.정부와 공조하는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암참은 미국 기업과 정부의 대한 (對韓) 투자유치활동 전개와 실업문제 해소 등 한국 경제회복에 일조하는 협력 프로그램들을 구체화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본론인 통상 보고서와 관련, 그는 ▶수입자동차 판매 여건 개선 ▶차별적인 수입약품 유통 체계 철폐를 촉구했다. 또 광고검열제도 폐지, 금융감독권 본국으로 이전, 정보기술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저작권 보호 70년으로 연장 등도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보고서는 압력이 아닌 제안사항에 불과하며 한국정부와도 미리 논의, 그들의 입장을 반영해 수정된 것" 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보시고 별볼일 없다고 생각되면 쓰레기통에 넣으셔도 됩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 좀더 돈 잘벌게 여건을 개선해달라는 요청사항이라고 생각해 달라" 는 말까지 했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정책 변경 여부 사전 통보 요청이 내정간섭 수준으로 비춰진 것은 "정말 오해" 라고 강조했다.

"제작에 몇년씩 걸리는 업계 특성상 한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미국 회사들이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취지이며, 미 정부도 정책 변경땐 미리 현지 자동차업체들에게 통보해주고 있다" 고 덧붙였다.

약 40분간에 걸친 발표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개방을 한 나라이며 암참이나 미국정부의 추가 압력은 없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또 암참보고서가 미 정부 통상압력의 '교과서' 로 사용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 이라고 확언했다. 예정시간을 넘겨 1시간30여분간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프리회장은 "한국 경제가 잘되야 우리도 잘된다는 사실을 어느때보다 깊게 인식하고 있으며 양국 기업은 불가분의 관계" 라고 강조하며 행사를 마쳤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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