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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사학사학회 발기인대표 조동걸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역사연구는 실증 (實證) 을 바탕으로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실증적 연구의 성과를 학문으로 정립시키는 일이 역사학자들의 과제이지요. 학문영역에까지 일제.독재정권 등 정치권력이 개입할 때 역사학은 학문으로 바로서기 힘들었습니다. "

27일 창립하는 한국사학사 (史學史) 학회 (가칭) 의 발기인 대표 조동걸 (趙東杰.67) 국민대 명예교수는 일제 식민시대와 분단시대를 거치는 동안 역사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학문 외적인 제약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이제는 실증 분야에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역사학을 본격 발전, 완성시켜야 한다는 절실함에서 나온 것이다.

"사학사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학회로는 첫 시도입니다. 국문학에 국문학사가 있고, 경제학에 경제학사가 있듯이, 역사학에도 역사학사가 있는 거죠. 아직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결코 별다른 게 아닙니다. "

학회는 앞으로 역사철학.연구방법론.비교사학 등 역사이론을 개발, 한국역사학의 질적 수준 향상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라고 한다.

그간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역사학 연구자들을 한데 모아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광장을 마련하자는게 발기인들의 한뜻이다.

지난해 말 '현대한국사학사' 를 통해 한국역사학의 현황과 과제를 제시하며 학계에 관심을 모았던 조씨는 "앞으로 한국사학사학회는 우리에게 보다 적확한 사관은 어떤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학사학회의 발기인에는 한영우 (서울대) . 이만열 (숙명여대) 신형식 (이화여대). 이기동 (동국대) . 서중석 (성균관대) . 방기중 (연세대) . 박찬승 (목포대) . 송찬섭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창립총회는 27일 오후 2시 서울 동숭동 한국방송통신대 별관 세미나실에서 이기백 한림대 명예교수의 '한국사학사 연구의 방향' 이라는 특강과 함께 열린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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