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Q] 영화 '자귀모' 촬영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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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112:처형실로 통하는 계단. 진채별 (김희선) 이 저승사자2 (장세진) 의 인도를 받고 처형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른다. 이때 철문을 열고 칸토라테스 (이성재)가 프레임 인. 김희선.장세진이 이성재 앞에 멈춰서는 순간, 이광훈 감독의 '컷' 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저승사자2, 어깨가 너무 흔들리잖아" . "다시 한번해 보고 액션에 들어간다" .다시 이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레디 고' .그러나 이번엔 왠지 김희선이 못마땅하다.

"컷. 너 눈섭이 왜 그렇게 짙어" . 지난 17일 경기도 남양주 서울종합촬영소 제5스튜디오.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는 영화 '자귀모' 촬영현장이다.

'자귀모' 는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 이란 뜻. 한여름 납량 (納凉) 용 환타지 로맨스다.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괴로워하다 얼떨결에 자살한 진채별이 자귀모에 들어 복수를 꿈꾸지만, 역시 이승에 사랑을 남겨두고 떠나온 칸토라테스의 설득으로 마음을 고쳐먹는 다는 줄거리.

"홍콩의 '천녀유혼' 처럼 한국적 정서가 우러나는 그런 작품이 될 것이다" . 이감독의 각오다.

"감독님하고는 '패자부활전' 에 이어 두번째인데요 소탈한 성격이 좋아요. 재미도 있고요" .평소 까불까불하던 김희선도 이감독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 처럼 다소곳하다.

심은하와 환상의 하모니를 이뤘던 '미술관 옆 동물원' 의 스타 이성재. 벨벳 가운을 걸친 모습이 이승 사람처럼 깔끔하다.

"저는 진지한 연기보다는 건들건들하는 역이 더 맞는 것같아요" .왠지 폼잡는 귀신 역이 버거운 듯 '미술관 옆 동물원' 의 양아치같은 그 철수 역이 그리운 눈치.

'자귀모' 촬영에는 배경과 물체를 따로 찍어 합성하는 매트기법이 많이 활용된다. 이날 촬영도 뒤에 블루스크린을 두고 찍었다. 사람만 쏙 뽑아 컴퓨터그래픽에 입력돼 있는 저승 풍경과 매치시켜 환상적 느낌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기법. 현재 85%정도 촬영. 7월 초순 개봉 예정.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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