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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 가장 짧은 '8분연기'로 여우조연상

○…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역을 맡아 열연,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주디 덴치는 영화에서 8분을 출연하고 상을 받아 가장 짧은 연기로 상을 탄 인물로 기록될 듯. 덴치는 시상식에서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존 맨 감독에게 영광을 돌렸다.

*** 최장시간 진행 신기록 세워

○…이번 아카데미 수상식은 4시간 2분동안 진행돼 최장시간 진행 신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행사가 길어진 것은 그동안 월요일 거행되던 수상식이 일요일로 옮긴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시청률이 높은 일요일은 광고 확보가 용이해 더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자 우피 골드버그는 행사가 끝날 무렵 "당신들이 TV를 보는 사이에 한 세기가 지나갔다" 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전까지의 기록은 84년과 지난해의 3시간 45분.

*** 카잔감독 수상에 관객 냉담

○… '공로상' 수상자인 엘리아 카잔 감독 (89) 이 상을 받는 장면은 한 편의 서글픈 드라마로 남게 됐다. 역시 우려하던 대로 시상식 참석자의 절반에서 3분의 2이상이 그의 이름이 호명될 때 기립박수를 보내는데 동참하지 않은 것.

'초원의 빛' '워터 프론트' '에덴의 동쪽' 등 카잔 감독이 남긴 위대한 영화들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동료를 밀고한 죄' 는 영원히 미국 영화인들의 용서를 받지 못하리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그를 두고 "시적인 리얼리즘과 따뜻한 로맨티시즘을 보여준 위대한 미국의 감독" 이라고 소개하는 순간 장내는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호명을 받고 노구를 이끌고 무대에 오른 카잔 감독은 "아카데미는 대단한 용기와 관용을 보여줬다" 며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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