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 환경운동연합서 뛰는 택시기사 5,00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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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환경문제는 우리가 책임집니다. "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쾌적한 환경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직접 나서서 가꿔가야 하는 것. 이를 위해 바로 우리 곁에서 맹렬히 뛰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개인택시 기사 5천여명으로 구성된 환경운동연합 환경통신원회 회원들이 그들. "기동성이 있어 활동반경도 넓죠. 듣는 게 많아 정보력도 뛰어나죠. 환경을 지키는데 우리가 최고 적임자입니다. "

'달리는 환경지킴이' 들의 대표인 김용호 (金容昊.52) 회장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들의 활동방향은 크게 네가지. 우선 택시 손님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환경전도사' 역할을 한다.

또 세차는 꼭 정화처리되는 곳에서 하고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실천하고 있다.

둘째는 자동차 매연 단속. 매연 차량을 고발하고 서울시와 공동으로 서울시내 10곳에서 매일 매연단속을 실시한다.

주말엔 무료점검도 실시해 준다.

셋째는 '한강감시단' 활동. 팔당호부터 김포까지 한강 주변의 숙박시설.축산폐기물 등 환경오염 유발요소를 파헤쳐 수질오염지도를 작성, 정기적으로 서울시 등 관계당국에 제출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엔 쓰레기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환경통신원회의 시작은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됐다.

지난 93년 2월 환경운동연합 최열 (崔冽) 사무총장이 택시를 탔다가 기사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헤어졌는데 이후 1주일새 세번이나 같은 택시를 타게 된 것. 崔총장의 당시 회고담.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택시기사 분들도 평소 환경문제를 절감하고 있었지요. 정식으로 활동할 것을 권유하자 너도나도 자원하고 나섰습니다. " 평소 매연에 찌들리며 '무언의 공감대' 를 형성하고 있던 택시기사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서울시내 25개 구별로 지부가 결성되고 김포.양평 등 수도권에도 7개 지부가 생기면서 지금은 32개 지부로 늘어났다.

자영업자.주부.공무원들도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 환경운동연합 유수훈 조직국장은 "적극성이나 열성도에서 따라올 조직이 없을 것" 이라며 이들을 일등공신으로 치켜세운다.

실제로 비번을 이용, 동강댐 문제 등 환경집회에 참여하고 환경교육을 받는 등 이론무장에도 열심이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의 회원으로 가입해 매달 5천원씩 회비도 꼬박꼬박 내는 모범회원들이다.

한편 환경통신원회는 중앙일보와 서울시 등이 벌이는 2002년 월드컵 자원봉사활동에도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02 - 738 - 4812

.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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