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격납고서 근로자 2명 방사선 피폭 화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안전관리 미비와 장비고장으로 방사선에 노출된 근로자들이 화상을 입은 방사선 피폭사고가 발생했다.

과학기술부는 16일 대한항공 김해공장 격납고에서 X - 선 발생장치의 고장으로 이주일 (40.대한항공 항공사업본부 품질보증부 과장) 씨와 이천우 (32.품질보증부 사원) 씨 등 2명이 피폭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방사선 관련 장치 조작 중 피폭돼 화상을 입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고는 이들이 지난 2월 20일 김해공장 격납고에서 방사선 발생장치 타이머의 고장으로 전원이 켜졌으나 이를 모른채 발생장치를 조작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폭 사실을 알지 못하고 정상근무하다가 사고발생 10여일이 지난 후 손이 붓고 손바닥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등 피폭증세가 나타나자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려왔다.

현재 이들은 부산 백병원에 입원 중이며 과기부가 현장에 파견한 조사팀으로부터 정확한 피폭 정도와 경위에 대한 정밀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팀은 당시 상황을 재현해 선량을 재는 방법과 피폭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DNA손상 등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병행해 피폭량을 조사하고 있다.

과기부는 이들이 피폭 당시 방사선 작업 종사자가 착용토록 돼 있는 개인 선량계를 착용하지 않아 현재로선 선량한도 (연간 4렘) 를 얼마나 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현장은 5년마다 한번씩 안전관리에 대한 점검을 받아야 하는 규정에 따라 지난 95년 안전판정을 받은 바 있다.

X - 선 발생장치는 용접부위와 구조물 등의 내부 결함을 알아내는데 쓰이는 장치로 현재 전국에 약 7백70대 정도가 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