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대선레이스 본격 시동…뉴햄프셔주서 첫 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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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등록한 앨 고어 부통령이 15일 미 대선의 출발장소 뉴햄프셔주와 아이오와주에서 첫번째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로써 미국의 2000년 대선전이 본격 개막됐다.

뉴햄프셔주와 아이오와주는 각당의 예비선거가 시작되는 곳으로 미 대선에서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고어에 이어 양당의 다른 후보들도 조만간 일제히 선거운동에 들어갈 전망이어서 미 전역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백만장자 출판업자인 스티브 포브스도 16일 인터넷으로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 출마를 선언하겠다' 고 밝혔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선언한 후보는 민주 2명, 공화 8명. 고어 부통령의 이날 선거행사에는 당내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가 참석, 고어의 손을 높이 들어줬다.

게파트는 지난달 대선 불출마 방침을 명백히 한데 이어 이날 고어의 출발을 한껏 빛내줬다.

게파트 총무는 연단에 올라 "나는 앨 고어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투쟁을 위해 이곳에 왔다" 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 이라고 강조했다.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고어 부통령의 민주당 후보지명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민주당에는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 등 군소후보들이 있긴 하나 고어를 막기에는 역부족. 고어는 1월 대선출마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2천만달러에 이르는 선거자금과 전국적인 조직을 구축해 놓고 있다.

고어 부통령도 화답했다.

"우리는 내년 선거에서 게파트를 하원의장으로 만들어낼 것" 이라고 다짐했다. 역할분담인 셈이다. 하지만 고어의 앞길은 밝지 않다.

15일 발표된 CNN과 갤럽.유에스에이 투데이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어의 지지율은 41%.공화당의 선두주자인 조지 부시2세 텍사스 주지사는 56%였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공동조사에도 미국민들은 고어의 지도력에 많은 의심을 품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어는 이같은 핸디캡을 '홀로서기' 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하루 속히 클린턴 대통령의 그늘에서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다.

뉴햄프셔에서도 클린턴의 이름을 단 한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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