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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일대 야산 50만평에 '탈북자 마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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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탈북자의 남한 정착을 위해 함께 생활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통일마을'(가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마을은 수도권에 최대 100가구가 모여 살 수 있는 규모로 내년 봄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두리하나 선교회(대표 천기원) 측은 15일 "'통일마을 준비위원회(준비위)'가 지난 11일 서울에서 발족했다"며 "내년 초 탈북자 20~30가구가 이 마을에 시범적으로 입주해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준비위에는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 이영덕 전 국무총리, 대학생선교회 김준곤 목사 등 8명이 참석했다. 빈민들의 생활 공동체인 '두레마을'을 이끌고 있는 김진홍 목사도 참여한다.

통일마을 구상은 황장엽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황씨는 지난해 말 두리하나 선교회 측에 "탈북자들이 소외감이나 이질감 없이 남한에 연착륙하도록 정착촌을 마련해 주자"고 했다고 한다.

마을 예정지로는 국내의 한 교회가 무상 제공키로 한 경기도 화성시 일대 야산 50만평이 유력하다. 마을 안에는 주택과 농지.소규모 공장 등이 들어선다.

탈북자들은 농업이나 식품가공 등에 종사하면서 집.토지.공장 등을 공동 소유하게 된다. 김진홍 목사는 "수익은 노동량에 따라 차등배분하고 생필품은 스스로 번 돈으로 사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협동농장에 남한의 자본주의적 요소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최소 수십억원으로 추산되는 마을 건립 및 운영 자금은 지원을 약속한 교회들의 북한선교 헌금에서 일부 충당할 계획이라고 준비위 측은 설명했다.

7월 말 현재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수는 5700여명이다. 이들은 정부의 하나원에서 2개월 동안 정착교육을 받은 뒤 사회로 나오고 있다.

임미진.이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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